지금 우리 기업에 투자가 필요한 것이 맞나요?
초기 기업의 경우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사에 연락도 하고, 여러 형태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경우를 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기업들을 검토하는 일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 중에는 투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가 투자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기업인지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빠르게 자금조달을 받으려고, 혹은 스타트업이라면 당연히 투자를 받아야 잘 나가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투자가 앞으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상태로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많이 봅니다.
투자 유치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혼동하는 것 중 하나가, 기업에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인지 진짜 투자가 필요한 것인지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여기 5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이 질문 중 하나라도 Yes가 나온다면 투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현재 검증할 것이 명확하지 않은가? / 현재 검증할 것이 명확하지 않은 회사, 앞으로 성장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회사에 투자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Q. 투자 유치 없이 성장할 수 있는가? / 투자 없이도 성장할 수 있다면 투자를 받지 않고 기업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자가 생기는 순간 내 뜻대로 기업의 방향성을 바꾸기가 어려워집니다.
Q. 돈만 있다면 이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가? / 초기에 단순히 돈만 지원받는 것보다는 투자사의 노하우,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는 것이 투자 그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Q. 투자를 통해 나를 인정받고 싶은가? / 투자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것이지, 내가 잘 나가는 창업가임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Q. 기업의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은가? / 투자사가 생기는 순간 우리 뜻대로가 아니라 투자사의 의견을 반영해 비즈니스를 할 수밖에 없어서, 창업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며 사업을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 순간, 노를 저어 나아가던 배는 모터를 단 것처럼 빠르게 나아가야 합니다. 투자자라는 이해관계자가 우리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순간부터, 기업은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업의 본질에 맞추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생깁니다.
이전에는 나 혼자 하던 의사결정을 앞으로는 우리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사의 동의도 얻어야 합니다. 나는 기술에 투자하고 싶은데, 투자사는 마케팅을 통해 극적으로 매출을 더 늘리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투자라는 것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투자의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회사의 성장을 함께해 줄 파트너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투자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을 더 빠르게 키우는 도움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 성장 목적의 자금 조달과 더불어 팁스, 립스 등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한 지원사업 연계를 통해 투자금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다고 한다면, 무엇보다 우리 회사라는 배에 어떤 손님(투자사)을 태울 것인지, 그 손님을 데리고 어디로 얼마나 빠르게 도달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투자 유치를 준비한다면, 투자 집행을 앞둔 시점에 괜히 투자 받는다고 했나 하는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